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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st Home/Mexico Mission

2017년 10월 기도편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9월 10월 이었습니다. 기도편지를 8월에 보내고 돌아보니, 완전 다른 세상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9월 19일에 있었던 대지진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지진 소식 이후 많은 연락들 해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셔서 정말 힘이 났습니다. 이 곳에서도 학생들과 함께 기도하고 지진의 피해를 위해 함께 돕는 일들을 하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인간의 나약함을 계속 묵상하게 하셨고, 기도로 동역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것인지 알게 하셨습니다. 


9월 19일 멕시코 지진


1985년 9월 19일 멕시코에 규모 8.1의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 후 매년 9월 19일이 되면 오전 11시에 연습 경보가 울리고 지진 대피 훈련을 합니다.  게다가 약 10일 전인 9월 10일에 멕시코에 큰 지진이 이미 한 차례 있었습다. 멕시코 씨티 근처는 아니었고, 진앙지가 좀 멀었지만 규모 8.1의 강한 지진이었습니다. 하지만, 밤 12시 경 일어난 일이고, 또 처음이라 그냥 흔들리는 정도로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9월 19일 이 되었습니다. 현지 간사랑 캠퍼스를 걸어가는 중 다리 위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싸이렌이 먼저 울렸습니다. 전 속으로 11시에 이미 지진 대피 연습을 했는데 왜 경보가 또 울리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고, 모두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놀란 마음을 다 잡고 가족들과 스틴터들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다가 다행히 한나간사와 연락이 되어 데리러 갔습니다. 마트에 나엘이와 있었다고 합니다. 나율이는 학교에서 안전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또한 스틴터들과 현지 간사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센터로 가서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몇몇 멕시코 학생들이 센터로 찾아왔습니다. 또한 모든 대중 교통이 운행을 중지했기 때문에 집에 가지 못할 만한 아이들도 센터로 모였습니다. 모두 가슴을 조리고, 연락을 취하고,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일단 모두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녁이 되어서야 상황이 진정이 되었습니다. 

지진의 공포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조금만 흔들리는 기분이 들면 지진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이 4층이고, 아이도 두명이고 하니, 실제로 몇 일 후에 지진이 한 차례 더 발생했을 때도 저 또한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다시 보였습니다. 

자연의 재해 앞에서 참 겸손해 졌습니다. 혈기왕성 할 때도 있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던 일들이 지진 이후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역은 올 스톱이 되었으며, 무기한 휴교령이 내려 지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욕심과 이기심에 부끄러워 했으며, 이 나라를 더 사랑하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진 이후 봉사도 다녀오고, 구호 물품도 보내고, 학생들은 사탕에 예수님의 평안의 메시지를 적어 나눠 주고, 스스로의 마음들을 다 잡아갔습니다. 

이 큰 역경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무엇이 중요한지 느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의 저력도 보았습니다. 서로 돕고 나눠주는 모습을요... 하나님은 이 기회를 통해 내가 그렇게 입으로만 학생들에게 말해 왔던 사역보다 중요한 이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고, 멕시칸들을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것을 ... 내 삶에서 실제로 느끼게 해 주셨습니다. 

이제 한달이 지나갑니다.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자주 일어나는 이 나라에 이것으로 두려운 마음이 아닌 겸손하게 주의 얼굴을 구하며, 그분이 이 자연과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분임을 잊지 않고 살기를요.

 

팀을 이끈다는 것.

CCC라는 조직은 2000년도의 스티브 더글라스 체제에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들을 꾀하였습니다. 빌 브라잇 시대에는 여러 영역에서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의 모델을 추구했다면, 세대가 변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를 개발하는 영역쪽으로 많은 변화를 꾀하면서 그것에 걸 맞는 커리큘럼과 실제적 훈련들을 개발하고 진행해 왔습니다. 그중에서 리더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팀안에서 그 사람이 어떠한 지도력을 발휘하느냐 하는 것을 중요시 해왔고, 훈련하며 가르쳐 왔습니다.

멕시코에 온 이후 우리 가정으로 시작했던 사역이 학생들 100여명, 현지간사2명, 스틴터 7명의 나름 큰 규모의 팀사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멕시코에서 유일하게 국적이 다른 팀을 이끌어 가고, (multicultural team)  또한 그들을 개발시키고 훈련시키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은 많은 어려움과 관계의 갈등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너무 모르고 했기 때문에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보이게 되고,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멕시코는 자명하게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에서 리더의 자리에 있으나, 제가 이곳의 주인은 아닙니다. 저는 이들을 개발시켜 이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가게 해야 합니다. 또한 스틴터들도 이곳이 종착점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그동안 한국에 받았던 훈련들을 점검하며, 세상에 나가기 직전 다시 한번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주며, 연습하는 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자 생각도 다르고, 의견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이 팀을 어떻게 지혜롭게 이끌어 가는지가 늘 고민입니다. 저는 스스로 강한 리더십 스타일은 아니라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지 간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보기에는 제가 강한 리더였습니다. 저는 자유를 주고 스스로 해 보길 원하며, 책임감을 부여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마 그들에게는 아직까지 제 의견이 강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가끔씩은 자유로운 이 곳의 문화가 게을러 지거나 간사로써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것 같을 때는 그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한국 사람은 너무 일 중심적으로 보여질 때가 많아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지요... 그래서 요즘 머리가 참 복잡했습니다 문화를 이해하지만, 그 문화에 스스로를 가두는 현지 간사들의 모습을 그냥 수용하는 쪽으로 가야하는 것이지, 아님 그 문화를 뛰어 넘어 스스로를 도전해 보는 모습들을 가르쳐야 할지를요.  

어려운 주제이지만 제 안에 내린 한가지 결론은 일단 저의 경험과 위치를 다시 바닥으로 내려놓아야 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 처럼, 아무것도 몰랐을 때 처럼, 그들을 믿고 가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저는 이 땅에 영원히 거할 수 없는 지나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입니다 김준곤 목사님이 늘 말씀하셨던 나룻배 정신.... 그리고 간사는 구두방의 주인이 아닌, 허름한 구두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구두수선공이라는 말씀이 사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간사의 스피릿이기 때문입니다. 사역을 시작하고 3년이 조금 넘는 동안 하나님이 많은 것들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이 멕시코 간사들이 스스로 이것을 이끌어가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그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CCC는 어디서든 동일한 간사라고 생각하고, 저희가 한국에서 왔다고, 그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생각들을 버리고 겸손함을 옷입기를 원합니다. 항상 로컬 현지 간사들이 스스로 사역을 일으켜 나갈 수 있도록, 저희는 구두 수선공 처럼 조금 잘못된 곳을 수리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길 원합니다. 


 

<2기 3기 스틴터들과 현지 간사들과 함께 한 리트릿 - 산 미겔데 아옌데>



10월의 사역들과 개인적 철학

지진 이후 휴교령이 풀리면서 다시 캠퍼스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안타깝게 지진이 일어나기 바로 한 주 전에 새로 개척한 캠퍼스가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면서 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 아예 캠퍼스 자체를 닫아버렸습니다. 그래서 힘들게 개척하기 시작한 캠퍼스가 문을 닫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캠퍼스를 지나갈 때, UNAM 간호대가 그 캠퍼스와 가까웠는데, 간호대를 우연히 밟아 보게 하셨고, 간호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 한명과 스틴터 들이 열심히 전도하고 개척한 결과 새로운 단대 모임을 열게 되었습니다. 

새로 오게된 스틴터 3기들은 자신이 지금껏 만난 친구들과 함께 Cru 를 소개하는 작은 전도 모임을 만들어 진행해 보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스페니쉬도 아직 많이 부족하고 이 땅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스틴터 들이었지만 마음을 다해 준비해서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멕시코 현지 학생들이 또 많이 도와주기도 해서 너무 흐뭇한 시간이었습니다. 

11월이 되면 2기 스틴터 학생들이 해 오던 사역들을 3기들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그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사역들을 만들어 나가면서 자신의 비전들과 소망함을 도전해 보기를 원합니다. 한국에서 대표단도 하고 총단도 하면서 많은 사역의 경험들이 있는 학생들이지만 예상보다 한국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사역을 만들어 나간 경험은 많이 없어 보였습니다. 기존의 사역을 경험으로 이끌어 간다거나, 큰 고민없이 그냥 시간이 흘러가면 나오는 결과물들을 의지한채 말이지요. 그러나 이곳에서는 스스로 사역을 결정하고 이끌어 가야 합니다. 워낙에 기존에 해왔던 사역이 없고 바닥부터 시작해야 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스틴터들에게도 좋은 훈련의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현지 간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조직은 진짜 힘들다. 이 사역을 제일 쉽게 하는 방법은, 그냥 기존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더이상 새로운 사람들을 받지 않은채 기존의 사역을 유지하며 바운더리를 만들면 모두가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도록 해야하고, 새로운 사람을 얻기 위해 불편한 삶을 감수해야 하며, 어색한 분위기와 그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고통이 수반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변화와 어려운 도전들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이 말들의 의미를 현지 간사들과 스틴터들이 잘 이해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들이 우리를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삶의 도전, 사역을 위한 도전들이 우리 안에 끊임 없이 있기를 원합니다. 



<왼쪽부터 - 현지 간사, 간호대 학생, 간호대 학생 리더, 2기 스틴터, 간호대 학생, 간호대 학생, 2기 스틴터 - 첫번째 간호대 모임> 


<한달에 한번 첫째주 금요일에 있는 멕시코 씨티 전체 학생 모임> 

<우남 학생들과 멕시코 간사들과의 수련회 회의 모습>



가족이야기

지난주 팀들과 다른도시로 리트릿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도시에 사는 멕시코 간사 가정과 교제도 가졌습니다. 그 가정도 아이가 3명이라 우리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율이가 그 아이들과 스페니쉬로 신나게 이야기 하고 노는 모습을 직접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잘 지내는 모습이 감사가 되었습니다. 요즘 나율이는 아침 저녁으로 기침을 한지 조금 오래되었습니다. 나율이의 기침이 조금 잠잠해 지길 기도해 주십시오. 나엘이는 여행을 다녀온 이후 수족구 비슷한 것이 지나갔습니다. 얼굴에 조금 상처만 남았는데 잘 아무길 기도해 주십시오. 한나간사는 자신들의 역할들을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엄마로서 간사로서... 늘 수고하는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최근 결혼 7주년이었습니다. 결혼하고, 둘이 함께 지금까지 경희대에서 부터 시작해서 멕시코 사역까지 함께 할 수 있음이 감사가 됩니다.  지금까지 신실하게 우리 가족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께레따로 도시의 학생 리더 모임에 함께 했습니다>


<께레따로 간사 가정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나율이>



진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어떻게 이렇게 시작이 빨리 간건지... 남은 시간 조금도 정신 차리고 잘 마무리 하면서 지내겠습니다. 

더욱 멕시코를 사랑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감사와 사랑을 가지고 살기를 소망합니다. 

늘 함께 기도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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