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도편지로 인사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cts 에서 도와주셔서 음성 기도 편지를 올리다 보니 여기에 기도 편지를 쓰는 일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10월을 마무리 하면서 여기에도 한번 우리의 마음을 적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도편지를 적어 봅니다. 올 초에 시작된 팬데믹이 연말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올해 1월 말에 한국 단기팀이 여기에 있었고, 한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인 우리에게 괜찮냐고 물어봤을때, "괜찮다 .. 여기는 아마 아무일 없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들이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전 세계가 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확진자 수 10위의 절반 이상이 남미의 나라들입니다. 제가 사는 코스타리카도 확진자 수는 전체 인구의 2%를 넘겼습니다. 모두들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우리가 살아야 할지 막막 할때도 많지만 그래도 이 기도편지 시작 만큼은 코로나로 인해 감사한 일로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감사한 일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안에는 늘 감사한 일들은 존재합니다. 저도 한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나 그리고 우리 가정, 사역 안에 감사한 일들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요.
첫째는 온전히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락다운이 거의 8개월을 넘어가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당연히 온종일 시간을 가족과 보내게 되었습니다. 오전 시간에 저희 가족은 각자의 위치에서 온라인으로 사역을 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매일 아이들 쉬는 시간 마다 전쟁이지만.. 그래도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친구는 누구이며, 선생님과 어떻게 수업하며... 이런 사소한 것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런 시간이 없으면 거의 밖에서 지내거나.. 어디 출장을 다녀오거나 했을텐데.. 저희 안에 온전히 가정만을 다시 돌아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사역의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사역은 더 바빠졌습니다. 왜냐하면 온라인으로 이미 여러가지 일들을 진행이 되고 개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역자 수가 적어 이미 오래전 부터 온라인으로 훈련을 했던 것이, 이번에 온라인으로 발빠르게 전환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지금은 훈련과 교육을 넘어 온라인으로 미션을 다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미 이 팬데믹 기간 가운데 우루과이랑 쿠라사오라는 두 나라를 온라인으로 선교 여행을 했으며, 이 사역을 통해 직접 사람들이 그 땅에 가지 않아도 매주 새로운 사람들이 모임에 접속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세번째는 하나님 앞에서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동안에, 내가 얼마나 환경에 의존하지 않고, 동일하게 그분의 신뢰하는 지, 그리고 이 시간들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주님과의 변치 않는 관계를 잘 만들어 가는지..등등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환경 앞에 나를 점검해 보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간 가운데서 동일하게 일하시는 그분과 친밀한 만남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감사할 것들이 많이 있는 한 해 였습니다. 신입생이 많이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사역의 영역은 늘어났고, 캠퍼스 사역도 많이 성장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사역을 이끌어 나가고, 여러가지 행사를 하면서 학생들이 상품을 나누어 주기 원했고, 어떻게 줄까? 그러길래 저는 배달업체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상품으로 음식도 시켜주고, 어려운 지체들 방문해서 위로품도 전달하는 등등 새로운 환경에 새롭게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뉴 노멀 이야기
최근에 동료 간사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 간사인데.. 남편은 칠레 간사입니다. 이들은 같이 저희의 사무실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올 5월에 결혼식을 앞두고 남편될 간사가 먼저 1월에 칠레로 돌아가서 모금도 하면서 결혼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3월 부터 국경이 닫히면서 5월 결혼식이 9월로, 9월 결혼식이 또 연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칠레는 여전히 외국인에 대해 국경을 닫고 있어서 이들은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얼마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칠레 정부의 공식적인 결혼증명서를 발급 받은 후 아내되는 간사가 지난 주에 칠레로 입국하였습니다. 온라인 결혼식 때 참 느낌이 묘했습니다. 여자는 여기 코스타리카에 있고, 남자는 칠레에 있고, 그리고 그들을 아는 모든 지인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축복의 말을 해주면서 결혼식을 진행하고, 또 온라인 접속이 끝나면 그들이 있는 자리에서 축하연을 하는 그런 결혼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둘이 같이 있는 모습에 우리 모두 흐뭇해 지만.. 오랫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이 특별한 결혼은 아마 잊을 수 없지 않을 까 싶고... 또한 어떻게 우리가 이런 시대를 살고 있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순모임 하는 한 학생은, 아버지가 목사님이신데 오랫동안 후두 쪽에 문제가 있으셔서 호스를 끼고 살아 가십니다. 어머니가 대부분 사역도 하시면서 집안도 돌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이 아버지와 재혼 하신 거라 나이가 아주 어린 동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배다른 오빠가 갑자기 한 집에 살게 되면서 가뜩히나 어려운 가정에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말을 이용해 빵을 구우면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학생리더 중 한 명입니다. 우리도 물론 2-3 차례 경제적으로 도움도 주고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건축학과 이다 보니 프로젝트도 양이 많고... 집안 살림도 하면서 새롭게 맞은 순원들에게 영적인 공급함도 주면서 이 모든 일들을 해 나간다는 자체가 참 대단할 뿐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 이런 지체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론 사역자로서 이들의 필요나 환경은 모른채 왜 사역에 열심히 없는지.. 왜 더 안하지... 등등 사역의 필요 앞에서만 사람들을 대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고, 그들이 잘 성장하여 또 누군가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영적인 가족을 형성하고 그들이 올바르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습니다. 사실 부모는 자신의 미래보다 자녀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자신의 배고픔 보다 자녀들의 배고픔을 돌봅니다. 다시 한번 이 코로나 시대에 내가 사역자로서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점검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가족 이야기
아마 이 시기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이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달라진 환경이 이들에게는 너무 크게 작용하였고, 아이들이 몇개월씩 집 밖을 못나가니 부모로서도 여러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제한들이 풀리면서 아이들의 활동들이 여러 규제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축구 수업도 곧 시작하고, 오늘 부터 나율이는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걱정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밖에서 사람들과 지내야 정서적으로 훨씬 좋을 것 같아, 저희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하고, 오늘 부터 다시 등교를 시작하였습니다.
한나 간사도 매일 오전에는 3-4개의 순모임과 오후에는 나엘이와 시간을 보내며 하루하루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냅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리더로 임명된 12명의 학생들이 다 자매 입니다. 하하.. 그동안 한나간사의 노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와 팀으로 일하던 간사와 스틴터들이 다 떠나고 우리 가족 둘이 남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우리안에 학생 리더들을 허락하셨습니다.
저희 가정은 미래를 놓고 조금씩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남미나 코스타리카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역하기가 힘들것 같아 이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미국 신학 연수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나 간사만 비자가 거절 당했습니다. 한 두 달정도, 이 일을 겪고, 문제들을 알아보고 하는 시간들이 우리에게 너무 막막했고, 긴 기다림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 신학 연수가 아니라면, 우린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하는 물음 앞에 너무 막막하기만 현실이 보여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국제 CCC의 대표가 바뀌었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한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남미 CCC도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되어 질 것 같습니다. 내년에 이 곳 남미 대륙 본부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어떤 변화들 속에 우리가 있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현재 남미 대륙 본부를 위해 일하고 있는 많은 간사들이 다 떠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년까지 같이 있으면서 같이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년에 많은 변화들 속에 우리가 이 곳에 있고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내년까지는 이 곳에서 남미 대륙 본부 마무리를 위한 일들을 해나갈 것 같습니다.
캠퍼스도 아직은 우리가 떠나고 나면 특별히 이어받을 만한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더 사역을 하면서 이 사역을 이끌어나갈 학생들을 키운 다음에 떠나야겠다.. 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아직도 많이 막막하고, 속상한 마음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마음들이 올해가 끝나고, 내년이 되고, 내년이 끝날때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 이 곳에 우리를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야 하고, 그 이후에,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마음에 이것이 하나님의 최선이구나... 하는 확신을 가지고 결정을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고민이 많을 때, 저희 부부의 결혼 10주년 결혼 기념일이 있었습니다. 즉 우리가 결혼한지 10년이 지났고, 결혼해서 함께 경희대부터 사역해서 멕시코, 코스타리카에 이르기까지 사역한 시간이 10년이 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맞물리면서 , 우리 지난 10년의 사역에 대해 많이 감사한 마음... 그리고 하나님... 우리 부부가 20년만 더 가슴뛰면서 사역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20년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짧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20년 밖에 안남았다고 생각하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더욱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싶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고, 빨리, 우리의 미래에 대해 결정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기다림의 시간, 인내의 시간을 가지면서 하나님의 최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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