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라는 곳에 머물고 있는지 어느덧 25년은 된 것 같습니다. 가끔 농담으로 25년째 학교 식당에서 밥 먹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말하곤 하는데 참 오랫동안 다양한 나라의 학식을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캠퍼스 사역의 사이클로 6월이 되니 다시 방학을 맞이하는 날이 왔습니다. 올 해 1년 농사의 절반이 벌써 마무리 되어 간다는 사실이 믿겨 지지가 않습니다. 작년 9월에 메리다로 이사를 와서 1월 부터 단기선교와 시작된 캠퍼스 사역이 지금은 3개의 대학에서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고, 60명 정도의 학생들과 이러한 저러한 것들을 같이 꿈꾸며 나아가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수련회도 다녀왔고, 세례를 받은 친구들도 나왔으며, 여름에 선교를 지원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자들도 나온 것 보니, 캠퍼스 사역은 여전히 생명력 있게 흘러 가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서로의 비전 나누기를 하는데, 어떤 학생이, 자기는 최근에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 하나가 있는데, 메리다에 있는 모든 대학에 CCC 사역을 심는 것이 하나님의 비전이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이런 고백을 들을 수 있다는게 너무 감사하지요... 한 학기를 마무리 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은혜들을 나누어 볼까 합니다. 그리고 메리다는 5월이 가장 더운데 벌써 체감온도 55도를 세번째 경험하고 6월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더운 여름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개인과 가정과 사역들을 이끌어 가셨는지 나누어 보겠습니다.
졸업
캠퍼스 사역을 하면 수 없이 졸업식을 하게 되고, 사람들을 떠나 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졸업이라는 것이 낯설지 않고 또 새롭게 한 발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졸업은 사실 좀 낯설고 늘 평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대학생활도 우여곡절과 많은 사연이 있는 10년을 보냈고... 지난달에 드디어 남들은 3년 정도에 졸업한다는 목회학 석사 과정을 무려 6년만에 마무리 하였습니다. (다음 학기 부터 커리큘럼 자체가 변경되는데.. 정말 은혜 입니다.) 2018년 멕시코 시티를 떠날 때가 되어서 준비를 하던 중 .. 보통 형제 간사들이 신학 연수를 하듯 저도 신학 연수의 적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플라이를 하고 합격이 되었는데, 5년간의 사역을 마무리 하면서 라틴아메리카 리더인 라요(Layo) 간사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저의 운명이 코스타리카로 바뀌게 되어 집니다.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이루어 지었고, 저는 그 해 2018년 12월에 코스타리카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학교에는 당연히 가지 못한다고 메일을 보내 었으나, 학적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다니기가 어렵다는 메일을 2020년에 다시 보냈는데, 팬데믹이 와서 수업이 온라인으로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내의 비자 거절로 인해 더 이상 캠퍼스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은 어렵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학교 측에서 곧 100프로 온라인 전환으로 마무리 할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달려 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어려움들을 넘어 넘어.. 드디어 졸업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식이 되어, 드디어 미국에 있는 학교에 가볼 수 있게 되었는데, 수업을 들을 때마다 코스타리카 (멕시코)에 사는 한국인, ccc 간사 등 특이한 이력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이 많이 되었나 봅니다. 만나는 분마다 모두 반갑게 맞아 주시고, 교수님들이 기억해 주시고, 많은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사실 모두 가족과 함께 와서 사진을 찍는데, 혼자 덩그러니 있으려니 속으로 좀 뻘쭘하고, 와 진짜 졸업식은 혼자 오는 것은 아니다 속으로 생각하는데.. 사정을 아는 몇 몇 분들과, 교수님들이 같이 사진을 찍어 주시고, 위로도 해주셔서 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한 단계 마무리하는 건데..이 6년간 멕시코 씨티에서, 코스타리카로, 그리고 다시 메리다로 사역을 개척하고, 마무리 하는 단계를 몇 번을 거쳐왔네요... 힘들고 긴 길이었지만, 사역을 놓지 않고, 이렇게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 돌아보니 감사가 됩니다. 배운 대로 잘 실천하고 더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한 단계 성장했기를 소망해 봅니다.
에임즈 반석교회
졸업식을 위해 시카고를 방문하는 동안, 경희대 때부터 함께 했었던, 창원 다영 순장이 있는 아이오와 에임즈라는 도시를 방문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마침 새로오신 목사님이 제가 사는 메리다 신학교에 강의도 오시고, 메리다 유카탄을 사랑하시는 분이셔서 더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졸업식을 마치고 그 다음날 (토요일) 아이오와에 가서 야외 목장 모임에 같이 고기도 먹고 교제하고, 또한 주일에 설교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셔서 같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제공받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참 특이한 점은, 제가 사는 중남미에서 많은 한인들은 이 험난하고 어려운 중남미의 환경들을 넘어 언젠가는 자녀들을 미국으로 공부하러 보내고 (어디든 상관없다는 분도 참 많이 보았습니다. ) 자신들은 자녀들이 미국으로 대학만 가면 어디든 상관없이 사시겠다는 분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간 에임즈라는 곳은 아이오와 주립대로 이루어진 캠퍼스 도시 같은 분위기였는데, 너무 너무 좋은 환경에 중남미의 한인들이 부러워 할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그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 여럿은 더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지 못했다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러한 삶들이 그들을 지배하고 불편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는 정말 가고 싶은 땅인데, 누구에게는 만족감이 없고.. 심하면 열등감이 존재하는 땅이 되어 버린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환경은 사람들의 각자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어집니다. 마치 바데스 가네아에 모여서 가나안을 정탐한 12명의 정탐꾼 처럼, 각자 같은 곳을 보았지만, 서로 다른 보고가 나오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과 신념이 누구에게서 오는 것인가 라는 문제로 귀결이 되어 진다는 사실 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너무 연약한 존재이어서, 쉽게 불평하고 뒤로 돌아갈려고 합니다. 성경에서 보면 가나안 입성 전까지 얼마나 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그 이집트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메리다도... 사실은 너무 덥지만, 살기 참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 또한 제가 있는 환경에서 불평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복을 세어보며,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지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에임즈 반석 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한 식사 자리, 교제 자리에서, 저 또한 위로를 많이 받았고, 살아갈 힘을 받았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주님의 이름을 위해 열심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이번 방문이 너무 저에게 감사가 되고, 오랜만에 한인 교회 (11년 만에..) 의 방문이라 마치 한국에 다녀온 기분처럼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도 감사하고, 초대해 주시고, 힘써 준 창원, 다영 순장에게도 감사하네요...
메리다 캠퍼스 사역의 한 학기 마무리
한 학기 사역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6월은 대부분의 학교가 계절학기를 하는 달 입니다. 메리다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여름 방학.. 그리고 7월에는 한국에서 단기선교가 오게 되어 집니다. 5월에 대부분의 학교가 학기말 시험을 보고 끝이 나서, 5월도 사실 좀 한가했습니다. 5월 3일에 지금 출석하고 있는 교회를 빌려서 Celebracion 을 하며, 감사를 나누고, 간증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큰 사역은 마무리를 했습니다. 5월에는 학생들을 따로 만나서 마무리 하고, 이제 단기 선교 사역을 준비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메리다에서는 처음으로 하는 여름 단기 선교 사역이라 눈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고민이 많습니다. 저희가 메리다에 와서 가장 감사한 것은, 메리다에 오고 나서 메리다와 남미를 향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 단기 선교 문의가 정말 많이 왔습니다. (나중에 저희가 너무 많이 문의가 와서 받지 못한 지구에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대구에서 21명, 신입간사님들 12명, 인천에서 10명 이렇게 43명의 지체들이 오게 되어 집니다. 그리고 거기에 코스타리카에서 오는 6명의 지체들까지 더하면 거의 50명이나 되는 지체들이 메리다 방학을 불태우게 됩니다. 저도 항상 수도에만 살고 캠퍼스 인원이 많은 곳에서만 사역하다가 처음으로 중소 도시에서 사역하니 이 많은 인원이 어떻게 7월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정말 모든 대학을 다 방문해 보았고, 저 많은 인원들이 묶어야 할 숙소들을 고민해 보고, 3팀이 동선이 겹치지 않는 최적의 사역환경들을 만들어야 할 지를 고민하는 요즘 입니다. 저는 단기선교를 참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리고 단기선교를 통해서 많은 은혜와 열매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이번 단기선교도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인도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인간적인 계산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고, 어떻게 되어질지 모르겠지만, 항상 우리의 생각을 넘어 일하시는 그분을 신뢰하면서 이번 7월에 너무 좋았다라고 고백하면서 단기선교를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와 메리다 생활을 함께 해주었던 스틴터 자매 2명이 단기 선교 사역을 끝으로, 8월 15일에 출국합니다. 그리고 또 새롭게 5명이 8월 19일 경에 들어 오게 됩니다. 멕시코 씨티에서부터, 지금까지 한 기수에 5명이 지원해서 온 적은 정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10월에는 새로운 선교사 한 가정이 멕시코에서 문화와 언어, 그리고 중남미 사역을 배우기 위해 메리다에 2년간 사시기 위해 들어 오시고, 또 이번주에는 미국 간사 커플이 메리다에서 사역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저희 가정을 방문하게 되어 집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오는 것은 저희 가정에게도 큰 기쁨이고 축복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이 땅 가운데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고 서로를 섬기는 일들을 계속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보고 싶습니다. 이것들을 위해서도 계속적인 기도 부탁드립니다.
가정이야기
한나간사는 나율이와 스틴터 2명과 함께 남미 비자 여행을 잘 다녀왔습니다. 사춘기 직전 아들과의 여행은 아내에게도 큰 기쁨이고,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나율이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겠다고 하고, 무엇을 하는 것에 있어서 큰 거부 반응을 보이지만, 그 정도로 코스타리카에서의 삶을 좋아했었구나... 라고 생각하며, 이 곳에서의 삶도 좋아하게 될 날을 기다려 봅니다. 사춘기 시기에 하나님을 더욱 만나고, 가정 안에서, 더 많이 사랑 받으며 자라나길 기도합니다. 멕시코는 코스타리카와는 달리 7-8월이 긴 여름 방학 입니다. 지난 12월 3주밖에 안되는 방학을 보내면 참 기뻤었는데, 다시 두달의 방학이 시작되니 한나 간사는 눈 앞이 캄캄합니다. 메리다에서는 어떻게 방학을 보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으나, 단기 선교, 아이들 방학 이 모든 것을 다 잘 해낼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전쟁만 안 나면 좋겠습니다.) 나율이는 6월 5일이 되면 이제 만으로 12살 생일 입니다. 1,2, 번째 생일은 한국에서, 3-6번은 멕시코에서, 7-11은 코스타리카에서, 이제 12번째 생일은 메리다에서 처음으로 보내게 되네요... 코로나 때 빼고는 늘 생일 파티를 작게라도 해주었는데, 이번엔 다 싫답니다.... 학교에 케잌도 보내지 말랍니다... 생일 잔치 하고 싶다고, 조를 때도 얄밉더니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고 하는데도 얄밉고, 마음이 서운하네요... 그저... 게임만 사달라고 하니... 어찌해야 할까요??? 이제 진짜 제 손을 떠났나 봅니다. 하나님 손에 가지런히 올려놔드려야겠네요...
나엘이는 여전히 학교에서 인싸 인싸 핵인싸로 잘 지냅니다. 저와 아내는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보는 엄마들 마다 다 자기 자녀들이 집에 오면 나엘이 이야기와 칭찬을 한다고 합니다. 이 아이의 매력은 무엇일까를 늘 고민하면서 그래도 우리 집에서 가장 잘 지내고, 가장 바쁜 삶을 살고 있고 (엄청난 생일파티 초대와 학교에서 생활), 이 땅에서 자신의 행복함을 펼치는 나엘이가 있어서 그래도 감사합니다.
두 아이가 엄마 아빠의 사역지 변경으로 인해 힘든 인생을 사는 것 같아도, 그래서, 하나님이 더 보살펴 주셨고, 만져 주셨음을 느낍니다. 나율이는 이 6월이 끝나면 초등학교의 삶을 마무리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다니는 학교가 홈스쿨 학교이고 원래는 중학교 학생들만 받아주는데라서, 나율이 인생에는 초등학교 졸업식 이라는게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6년동안, 크게 아픈데 없었고, 큰 사고 한번 안치고, (자잘하게는 많았으나...) 이빨 치료 한번 안하고, 이렇게 자라준 것이 기적 중에 기적이겠지요... 세상 어디에 내놔도, 잘 지낼 수 있는 아이들 이라 생각되어 감사합니다. 모험이 가득한 삶을 허락하시고 감사하게 인도하신 우리 가정의 주인되신 하나님을 찬양 합니다.
앞으로 일정
6월 - 방중 생활 ( 스틴터 집 알아보기, 단기선교 구상, 방문자 맞이)
7월 9일 - 31일 GCTC A6
7월 10일 - 8월 1일 대구지구
7월 25일 - 8월 12일 인천지구
8월 15일 - 스틴터 (세원, 윤경) 귀국
8월 19일 - 새로운 스틴터 메리다 입국, 신학기 시작
후원 안내
이성재 - 국민 - 748-21-0202-268
유한나 - 신한 - 110-176-458829
CCC 가상 계좌나 CMS로 후원을 원하시면,
전화신청 :02-397-6300 혹은 모바일 신청 : http://cs.kccc.org
간사 번호 이성재 (간사번호 4899) 유한나 (간사번호 3269) 입니다.
해외신청 : https://give.cru.org/2846643
Sung Jae Lee & Hanna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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