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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story/Costa Rica since 2019

코스타리카 축구 이야기

 

 

12월 23일 

오늘은 이 집으로 이사온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12월 7일에 왔으니까...  그래도 꽤 금방 집을 찾고, (이미 찾아져 있었기에...) 대충 필요한 가구 들어오고, 인터넷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잠을 이 곳에서 자기 시작했을꺼다... 인터넷이 필요할 때는 옆집에 가고... 그런 삶을 살았었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단지 안에는 애가 3이 있는 간사 가정이 두 가정이나 있었다... 그들 때문에 여기로 온 거였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그 두 가정이 모두 가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이 단지 안에 3가정이 더 CCC간사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데... 모두다 자매 싱글들이시다... 

한마디로 애들은 아무도 없다... 

 

그 중에 한 가정이 두 아들을 축구 클래스를 보내고 있었는데... 

나율이가 멕시코에서부터 워낙 축구에 빠지기 시작했었고... 그 아이들과 같이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같은 축구 교실에 등록했다. 

이게 나율이 축구 인생의 시작이다... 

 

나는 그 가정이 아이들 축구 보낸지 꽤 된 줄 알았었는데... 사실 우리보다 한 2-3달 먼저 보낸것이었다... 

아무튼... 나율이는 그렇게 그 아이들과 축구를 같이 다녔고, 좋아했고, 함께 하는 것도 좋았고... 가서 인사하고 친해지는 것도 좋았다... 

 

 

언젠가... 갑자기 일요일에 축구 시합이 있다고 해서 영문 모르고 2부 예배 가기전에 축구 시합을 하러 갔었는데 다른 축구 교실 아이들과의 축구 시합이었는데... 헐... 나는 내 아들이 뛰는 축구 시합이 이렇게 재밌는건지 그 때 처음 알았다... 

거의 2002년 월드컵 보는 쫄깃함이랑 거의 비슷했다. 

그리고 가끔씩 축구 시합이 있다고 하면 최대한 노력해서 참석하려고 했다. 

 

 

왜인지는 모르는데 나율이는 거의 처음부터 골키퍼 하는 것을 좋아했다... 

누가 골키퍼 할래?? 그러면 손 번쩍 들고 자기가 하겠다고 우기는 통에 나율이 독차지가 되었다... 

7살인데도 일단은 모든 학생들이 U5에서 시작한다고 해서 반년 넘게 그 반에서 있다가 내가 7살 생일 지난 후에 반 좀 올려달라고 몇몇 선생님한테 말하자 바로 U7으로 올려줬다... 

하지만, 올라오자 마자 실력차이가 많이 났다... 하지만 금방 나율이는 따라 잡긴 했다... 막 월등하게 잘하는 건 아니었어도... 

그러고 거의 올라가자 마자 시합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율이가 두골인가 세골을 넣었다... 그리고 리그가 시작되었고... 나율이도 참여하게 되었다... 

 

나율이는 골키퍼 주전이 되었지만, 리그 첫 경기에서 거의 처참한 패배를 경험하고, 나율이가 거의 서브 골키퍼가 되어 버렸다. 

그러다 어느날은 플레이어를 하기도 하고... 거의 3쿼터를 하면 마지막 1쿼터에 겨우 골키퍼로 기용되는 그런 상황이 계속 되었다... 

어느날 거의 준결승 정도 되는 경기에서 나율이가 참여하러 갔는데 단 1초도 뛰지 못하고 벤치에만 있다가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

그 날, 아빠만 갔었는데, 아빠랑 집에 올때까지는 아무렇지 않게 도착했는데, 나를 보자마자 나한테 안겨서 펑펑 울었다... 

이런 저런 아픔이 있었지만... 나율이는 여전히 축구를 좋아했고.... 그 축구 교실을 좋아한다... 

이 리그를 시작으로 골키퍼 따로 훈련 시키는 수업도 꼬박 꼬박 나가고... 

 

 

그리고 리그가 끝나고 나율이는 U7에서는 거의 훈련을 못하고 갑자기 U9으로 올라가 버렸다... 

거기는 실력이 또 훨씬 좋고, 애들도 엄청 오랫동안 배운 아이들이어서 또 실력 차이는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기 죽지 말고, 나율이... 잘 하리라 믿는다... 

어느날 U7 whatsapp 방에서 송년회를 한다고 해서 참석했다... 

10시 시작이라고 해서 10시에 갔다... 한 한시간 반은 아무도 안오고 우리만 있었던 것 같다... 

이 집 주인은 코스타리카 까르타고 팀 소속의 프로 축구 선수라고 한다... 그래서 뭐... 집 자체도 좋았지만, 단지 전체가 그들 가족들 만의 집들이 모여있는 그런 단지였다... 집들도 다 너무 좋았고... 파티를 organize 하는 실력도 대단했다... 

아무튼... 나율이는 애들이 오기 시작하면서 부터 축구장에서 계속 축구만 하던지, 아니면 놀던지... 

나엘이는 놀이터 같은 곳에서 계속 잘 놀구... 

그냥... 뭔가 이런 럭셔리한 집에서, 파티를 하는 내 모습 자체가 참 낯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너무 재밌기도 하는 거다... 

진짜 거의 하루 종일 이 집에서 먹고 놀고, 이야기 하고... 애들도 신나게 놀고... 

뭔가 프로그램은 없는 이 신선놀음 하는 듯한 파티가 지겨워 지는게 아니라, 이제는 좋아지는 것 같다... 

 

(암튼 일찍 도착해서 그 집 구석 구석을 찍었다... 느무 이뿌다~~~)

뭔데 이렇게 잘 살지??? 여기 축구 교실에 오는 아이들이 다 이 정도로 잘 사나??? 쫄았었는데... (쫄꺼뭐있어!!!!!!!) 

이 집에 초대한 집 아이 아빠가 코스타리카 까르타고의 프로 축구팀 플레이어란다... 

한마디로... 프로 축구팀에서 현역으로 있는 사람이니까... 보통 사람들 보단 훨씬 잘 사는거지...  평범한게 아니라 진짜 잘 사는거였다... 

암튼...  거의 우리가 도착하고 나서 1시간 반정도 있다가 조금씩 조금씩 다른 사람들도 오고, 음식도 나오기 시작하고... 

이럴려면 왜 10시에 모이자고 한거야!!!!!!!!!!!!!!  그래도 화가 하나도 안난다... 원래 이런거야..... 싶다... 

 

이 날 이것 때문에 교회도 못가서 좀 속상하긴 했었는데... 진짜 이런 기회가 아니면 한마디도 안해볼 다른 축구 아이들 부모들과 많이 친해지고 알아가고...  오히려 이런 곳에서 문화를 많이 배우고, 이 나라에 대해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이런 기회도 사실 우리에게는 놓치지 아까운 기회일 수도 있다... 

이 모임은 사실 이 분들이 장소만 제공한거지... 가족당 돈을 다 모아서 함께 모이는 자리였는데... 

그래도... 돈만 낸다고 이런 자리가 마련되는 건 아니기에... 이 집의 주인 엄마와 할머니가 많이 수고하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맞아 주었던 것 같다... 

나율이는 거의 5시간 정도 아이들과 축구만 한 것 같다... 엄청 신나게 놀고... 나중엔 다 젖고...  얼굴이 시뻘게 지도록 햇볓 밑에서 놀다가 초죽음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하나님은 멕시코를 떠나와 코타에 적응할 때... 

멕시코에서 좋았던 것들을 이 곳에서도 동일하게 찾으려는 내 모습에 대해 그게 아니다... 라는 깨달음을 주셨었다... 

한나야... 나는 너를 이제 코타로 불렀고... 내가 너를 이 곳에 부를 때는 또 이 곳에서만 누릴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놀라운 계획과 은혜를 예비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받은 은혜를 그저 여기서 재탕하려고 기대하지마라... 멕시코에서는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것들을 동일하게 누릴 수는 없다... 하지만, 또 코타에서만 누릴 수 있는 은혜를 니가 찾길 바란다... 

라는 깨달음을 주셨었다... 

 

 

어쩌면 이런게 코타에서만 누릴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것중에 하나일 수 있겠다... 

나율이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 축구 교실을 먼저 시작했는데, 학교에서 적응을 할 수 있었던 계기도 축구였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무데도 안나가던 우리 삶에 저녁 축구 교실이라는 것은 참 많은 변화를 주었지만, 또 코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밌는 경험과 친구들을 주셨다. 나율이 성격도 많이 변했고... 

너무 감사한 한가지 요소 중 하나이다... 

 

 

이 날 무지개를 보여주신 하나님... 하나 하나 하나님 약속의 뜻을 이뤄가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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