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집에서 애를 보는걸 너무 힘들어 한다...
집에 애들이랑 있으면 시간이 참 안가고...
한 10분 놀아주는 것도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말이다...
그래서 왠만하면 가까우면 옥상, 집앞 주차장 멀게는 차타고 어디라도 나가던지...
그래도... 나가는 것도 하루 이틀...
집에서라도 어떻게든 재밌게 놀아 보려고 노력 노력 노력 중이시다!!!!!
독박 육아 중에 그렇게 친한 사람은 아닌데, 아는 지인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나보다 나이 어린 동생이었고, 부모님 모두 내가 아는 분... 동생도 알고...
결혼한 와이프랑 아이들은 몰라도... 모든 가족을 다 아는 교회 동생...
교통 사고로 하루 아침에 하늘나라에 갔다...
와이프는 둘째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장례식에 다녀온 친구가 상주 이름이 적힌 스크린 사진을 보내줬는데,
상주에 모르는 이름이 있어서 누구냐고 물어봤다니 꼬맹이란다...
그렇구나... 아빠가 죽었으니까 아들이 상주인 것은 맞는데...
그 꼬맹이가... 상주가 될 나이인가...
장례식도 끔찍하지만, 뱃속의 아이 정기 검진 갈 때는 또 얼마나 끔찍할까...
현재 임신 몇개월인지는 모르지만, 정기 검진을 앞으로 몇번을 더 가야할까...
그 때마다 얼마나 끔찍할까...
그 아이가 태어나는 날... 식구들은 기쁠까... 슬플까...
그리고 두 아이를 평생 독박 육아를 해야 할 운명에 처한 그 와이프...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잠시 충격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독박 육아를 하는 중에 "Dia de Padre" 라고 해서...
여긴 어버이 날이 아닌, 엄마의 날, 아빠의 날이 따로 있는데, 아버지들을 위한 날에 나율이 학교에서 행사가 있었다.... 늘 엄마들이 학교에 오니까 이 날은 아빠만 학교에 오란다...
이 날 애가 두명이어서 짝을 맞추기 위해서 온 엄마는 있었어도,
엄마만 온 사람은 나율이랑, 싱글맘 한사람 뿐이었다...
나는 이날, 나율이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지만,
울컥울컥 눈물이 나올 뻔했다..
나율이가 좀 우울해 하면 어쩌지... 했지만,
나율이는 아빠가 없는 상황을 잘 받아들였고, 힘들지 않게 이 날은 지나갔다...
학교 행사가 끝나고 같이 영화도 보러가고... 잘 넘어갔다...
이런 상황을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그 여자는 누굴까...
잘 버티며 갈 수 있는 사람일까???
여러가지 궁금증이 막 떠오르고...
물어볼데는 없고...
삶이 무엇인지... 사는게 무엇인지...
하루아침에 안녕이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갈 수도 있는 이 인생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남편이 없는 동안에 차끌고 소나로사 나갔다가 갑자기 냉각수가 터지는 바람에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하필 남편이 없을 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차 앞 본네트 조차 열지 못하는 나였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도와달라 해서
여기 저기 보고, 급한데로 물을 채워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 그런거다... 삶의 작은 일 하나 하나에 남편이 이렇게 필요한 것인데 말이다...
남편이 하루 아침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마음의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나 또한 하루 아침에 내가 나율이, 나엘이 곁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귀하게 여기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차가 고장나고, 그 이후에 차가 아직 정비소에 있을 때, 교회 모임이 있었다...
산타페에 사는 사람이 초대를 해 주었는데...
산타페는 역시 갈 때마다 놀라움을 주는 곳이다... ㅎㅎㅎ
아파트도 좋았고, 집안 데코레이션도 좋았고... 음식도 좋았고...
가끔씩 그런데 가서 아줌마들이랑 수다떨고 오면 확실히 좀 refresh 되곤 한다...
예쁘다.... 나도 예쁜거 좋아하는데...
나도 예쁘게 살고 싶구나... ㅎㅎㅎㅎ 돈이 없구나... ㅎㅎㅎㅎㅎ
에효..... 또 어떤 날은...
사역적으로 알게된 콜롬비아 사람들인데... 사역적으로 함께해야할 일들이 있어서 최근에 우리집에서 밥 먹은적이 있다...
그리고 계속 자기집에도 오라고 오라고...
그럼 성재 오면 오라고 하지... 성재도 없는데 굳이 오라해서 애 둘 이끌고 행차해 주셨다...
나 혼자 스페니쉬를 하며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었고...
11시에 오라 해놓고 두시간 기다려 밥 주는 것도 힘들었고...
밥이 내 입에 안 맞는 것도 힘들었고...
마음이 힘드니까... 나율이 나엘이 진정 시키는 것도 힘들고...
남의 집에서 난리가 났는데도, 그냥 내버려뒀다...
다음부턴 나 초대하지 마요~~~~ 이런 마음으로...
나율이는 모든 쿠션을 던지면서 소파위를 오르락 내리라... 하고...
내가 봐도 난리가 났는데....
나 보고 어쩌라고... 두시간 동안 애를 통제할 순 없잖아...
ㅎㅎㅎㅎㅎㅎㅎ
아빠가 없는 동안 나율이의 변화...
혼자 옷벗고, 옷입기...
옷 벗은거 세탁기에 가져다 넣기...
그리고 이불 정리 하기!!!!!!
캭!!!!!!!!!!!!! 많이 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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