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10월의 반이 지나는 날이라니... 정말 너무 무섭다... 시간이 가는게...
하루에 순모임이 세타임 연속으로 있을 때는 진짜 오전이 정신이 없다... 이런 단어 나에게는 어색하지만 나름 워킹맘???
이라서... 오전에 모든 순모임.. 그리고 개인적으로 해야하는 업무(??) 들을 오전 중에 모두 끝내야 하고, 오후에는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둘째랑 시간을 보내고, 4시에 저녁밥을 먹고, 저녁에 아이들과 시간을 좀 보내고, 책 읽고 애들 재우고 나면 저녁이 된다... 8시반?? 정도 아이들이 다 자면... 사실... 그 이후에... 시간이 많지만...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사실... 늘 마음으로는 그 시간을 잘 활용하면 책도 읽을 수 있고... 말씀도 더 볼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은 늘 들지만... 사실... 너무 눕고 싶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티비 보고싶고... 그래서... 그나마... 티비를 보더라도 누워서는 보지 말자 싶어서 운동하면서 보고... 그러고 나면 그냥 너무 피곤해서 자 버리고... 그렇게 하루를 매일 매일 똑같이 보냅니다...
이 곳은 일년이 사계절도 없고, 매일이 매일이 똑같아 더 그 날이 그날 같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도 너무나도 제한되어 있고... 처음에 대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 하는거... 좀 좋아하기도 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두시간씩 버스 타고 학교 갈 필요가 없어서... 근데 지금은 그래도 상관없단다.. 너무 너무 학교 가고 싶단다...
미국에 못가서 속상한 것 중 하나는... 미국은 우짜든지간에 모든 걸 열고, 학교도 열고...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 다시 가는거... 그게 진짜 부러웠는데... 에휴... 아차피 일년 더 있어야 해서... Matricula 내고 나니... 에휴... 만약에 내년에도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나 진짜... 여기 있는 거 너무 속상할 것 같아... 싶다... 나 때매 더 일년을 온라인으로 학교를 다녀야 하는 내 아들이 너무 불쌍하고 미안하다... 너무 미안한 나머지 수영을 시작했다... 축구도 곧 시작한단다... 그런거라도 열심히 다녀주고, 열심히 시켜주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어딘가에... 미국 못가서 속상한 일들... 줄줄이 쓰고 싶다... 진짜 솔직한 마음들을 적고... 회복해야지...
원래 우리의 계획은 이제 캠퍼스 사역 접고... 3년 공부 하면서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다시 중남미의 나라에 돌아와서 한 10년 정도 진짜 장기로 사역할 그런 곳을 찾는 것이었다... 어떤 사역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고... 그렇지만, 미국에서의 시간을 그렇기 우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원했다...
근데 그 시간이 스킵되고, 지금 당장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려다 보니까... 막막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을 좀 가다듬고, 내년 한해 동안 우리가 충분히 고민할 수 있으니까... 공부하면서 고민도 하고,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나는 이 곳을 더 이해해 보려고 애쓰고, 더 많이 이야기 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어떤 포지션도, 어떤 나라도 지금 간다고 했을 때, 가슴 뛸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막 결혼 10주년을 보냈고... 40을 바라본다...
30에 결혼을 해서 10년은 진짜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 20년은 더 사역 하고 싶은데... 많은 간사님들 봤을 때... 그런거 많이 봤잖아... 그렇게 하고 싶은 사역 아닌데... 어째 어째 골라서 그 자리에서 사역하는 모습들...
근데 나는 그런거 말고, 진짜 우리 앞에 가슴 뛰게 만드는 사역이 우리 앞에 있었으면 좋겠는거...
그런 사역을 하고 싶다... 그렇게 하나님... 딱 20년만더... 우리가 신나게 할 수 있는 사역을 보여주세요.... 그런 기회를 주세요...
그렇게 기도하게 된다...
미국에 못 간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아쉬운 것은, 아이들과 미국의 좋은 것들을 함께 보러 가지 못한다는 것???
아이들과 그랜드캐년도 가고 싶었고, 나이아가라도 가고 싶었고... 내가 봤던 켄터키의 동굴이나 테네시의 smiky mountain 도 가고 싶었고... 그런 로드 트립도 하고 싶었고...
아이들이 이제 딱 이 나이때 미국 가서 3년 정도 살게 되면... 영어도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참 그런게 아쉽지 딴게 아니다...
그런데... 문득 몇일 전부터... 그냥 비자가 안 나오면... 막 일년 안에 어딜 가야겠다... 이러면서 성급하게 결정하는게 아니라, 이 곳에서 남편 공부 끝날 때까지 살면서... 여기서는 내가 아이 키우기도 쉽고... 하니까... 그리고 이 곳의 교육이 얼마나 좋은데... 정말 분에 넘치는 교육을 받고 살고 있으니까... 그것에 감사하며... 아이들에게 더욱 내가 줄 수 있는 예수님을 전하면서... 그렇게 살면 좋겠다... 좀 더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겠다... 여기서 Lac 도 없어진다 하니까... 까를로스는 우리가 뭘 하든 늘 찬성해 주고 하니까... 일년 정도 떨어져서 공부 하러 간다 해도 그렇게 뭐라 안할 것 같고... 나도 계속해서 사역 하면서 살 수 있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워낙에 성급하게 뭘 결정하는 사람 아니니까.... 내년에 풀타임으로 처음으로 수업 들어보면서... 결정하자 한다...
남편 배려 하면서 잘 해봐야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진짜 편해지고... 행복해졌다... 이 곳에서 3년정도 더 산다고 하니까... 갑자기 빨리 뭔가를 결정해야 할 일도 줄어드는 것 같고... 아이들도 어딜 자꾸 바꾸며 사는 것도 좋은 것 같지 않고... 완전 좋은 생각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더욱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물어봐야지... 맞아... 코로나로... 이렇게 어지러운데... 미국도 상황 진짜 심각하다던데... 어차피 온라인... 어차피 온라인 하러 그 추운 미국 갈 필요 없지... 그래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하나님 감사해요...
오늘로써 미국에 못가서 속상한 마음 털어놓기는 여기서 끝내려 한다...
이제는 이 곳에서 어떻게 신나게 살아낼까... 더 많이 그렇게 생각하려 한다...
이 곳에서 이 후에 많은 가정들이 이제 떠나갈 것이다... 그들을 보내는 것은 힘이 들지만, 그들을 잘 보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이 곳을 더 사랑하고, 남편과 나도, 이 곳에서 더 많은 추억을 쌓아 가며 살아가도록 노력하며 살겠다...
멕시코가 우리에게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는 것 처럼, 코스타리카는 조금은 아픔의 시간들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었다... 좋았다... 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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