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다.
나율이 학교 선생님한테 이메일이 왔는데, 나율이가 친구의 지갑을 열어서 돈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쓰니 할말이 없다... 더 이상 앞뒤 설명 이 곳에 쓰고싶지 않다.
그냥 이유불문 앞뒤 상황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나율이가 잘못한 이 일에 나는 엄마로써 어떻게 말하고 혼내야 할지...
완전 백지 상태가 되었다.
나율이와 대화도 했고, 혼내보기도 하고, 계속 생각날때마다 이야기 하지만, 이렇게 해야겠다. 저렿게 해야겠다. 결론이 나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그냥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고, 다시는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기에 나조차도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직면하고 대화했다.
하지만 하면 할 수록... 이게 맞는건지, 아닌건지... 더 모르겠고, 더 속상하고, 생각하면 할 수록 내가 지금 여기서 내 아들 하나 제대로 못 가르치면서 무슨 캠퍼스 사역을 하겠다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지 모르겠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절망적인 이 순간에 나는 다시 하나님을 찾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선택이라 할 수도 없겠지...
제발... 정답을 알려주시면 안되냐고...
이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마음의 상처가 있어서 그런 것이냐고.... 아니면 내가 너무 안가르쳐서 그런 것이냐고.... 내 육아 방법이 잘못된 것이냐고... 너무 핸드폰에 노출되어서 그런 것이냐고... 묻고 따지고, 답을 듣고 싶지만... 그런 답은 주시지 않는다...
그냥 다시 한번 내 육아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 한번 주님앞에 물어가며, 기도해가며, 그렇게 다시 시작해 보고, 이 방법 저 방법 써보는 수 밖에...
사랑한다 안아주고, 말해주고, 귀하다 말해주고, 그러면서 잘못된 것은 말해주고 수도없이 고쳐주고, 알려주는 수밖에...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상처줄 수 있고, 잘못된 양육 방식이 나올 수 있어도... 어쩔 수 없잖아...
포기할 수 없잖아... 기도할 수 밖에 없잖아...
월요일...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나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냥... 그 동안 그렇게 정있고, 맘에 드는 선생님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입바른 말이 아니라 어떤 가치로 아이를 가르쳐야 하고, 어떤 부분들을 고쳐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셨다.
나율이는 되게 뭔가 소비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다... 어딜 놀러가도 수비니어 샵 같은데 가면 꼭 뭐 하나 사길 원하고, 처음 보는 것도 딱 보고 사고 싶으면, 한 10년동안 사고 싶었던 것인냥 그렇게 말하면서 내 마음을 흔든다.
전에 여름에 여러가지 생활적인거 바라보면서 여러가지 고쳐 나가야 할 것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선생님 말씀 듣고, 이것 저것 내가 간과하고, 캣치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던 많은 것들이 진짜 너무 많이 생각나서 어디서 부터 고쳐나가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너무 많아서 진짜 100개는 나올 것 같다... 이런 모든 것을 한번 가르치지도 않고 그냥 넘어가며 지나갔다는 것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일단, 선생님이 나율이에 대해 지적하신 두가지는... 독립성이 없어서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는 것... 그러니까, 자기 것 귀한 줄 모르고, 맨날 잃어버리고 다니고, 제대로 챙기지도 않고, 그런게 다 독립성이 없어서 드러나는 행동인 것으로...
그리고 하나는 사회성에 대해서.... 남이 들었을 때 기분 나빠할 말도 서슴없이 하는 것...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더 나율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자고 말씀해 주신다...
하나 하나 해나가야겠다... 완전 그 동안 가르쳐본게 없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를 모르겠다.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포기할 수 없잖아...
수요일... 나와 나율이는 매일 매일 대화한다.
고쳐져야 할 것들에 대해 혼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한다. 물론 가끔 혼낼때도 있다. 화를 낼 때도 있고...
근데, 나율이가 내가 화낼 때, 엄마가 속상해서 화내는거지 진짜 화가나서 그러는게 아닌 걸 아는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그리고 저녁 마다 나율이도 나도 서툰 대화의 스킬이지만 노력하고 이야기 한다.
서로에게 솔직해지자... 서로에게 더 애틋해지자...
그리고 그동안 엄마가 못 가르쳐 준 것 때문에 지금 이 순간 나율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엄마가 사과할께... 많이 미안해...
일주일 후...
나율이와 나는 대화하는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많이 대화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일주일동안 몇명의 지인들에게 상황을 나누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조언을 구했었다.
그럴 때, 지인들이 해 주는 말에 대해... 많이 놀랬다...
예를들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에게 사과를 하라던지, 돈을 두배로 갚아 주라던지, 편지를 쓰라던지... 같은 그런 여러가지 일들이... 나로써는 상상해보지도 않은 방법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나율이에게 어떻게 하면 그것이 잘못된 일이고, 다시는 해서는 안되는 일인지를 지혜롭게 가르칠 받법만을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은, 나율이가 어떻게 그 아이에게 사과를 해야할지... 어떻게 우리가 배상해야할지... 등에 더 촛점을 두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런 대홛들 속에서, 또 내가 얼마나 개인적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것... 등등은 생각않고, 그저 나율이를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그런 생각들만 했던 것 같다... 결국에, 내가 그것이 엄청난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과를 하고, 보상을 하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었을텐데 말이다... 나는 그런 생각은 않고, 그저 나율이가 상처받지 않고, 이 문제가 덮어지는 방법만을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다...
정말, 나율이가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것, 고맙다고 이야기 하는 것... 그 순간 순간 남을 먼저 생각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너무 필요할 것 같다... 어떻게 가르칠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떤 말로 아니야... 이건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를 고민했던 나의 육아 태도들이 너무 생각이 난다... 그것이 아니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행동으로 미안하다 하는 것, 미안하다 느끼지 않아도... 그건 완전 잘못한 일이고, 너가 용서를 빌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남의 것을 탐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지 않고 무심하게 엄마로써 넘어갔었는지... 이제야 조금씩 알것 같고, 그것이 교육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더욱 엄격하게 가르침이 되어져야 할 것 같다... 너무 늦었으니까...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늘 상상해 오던 일인데...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야동을 보는 것을 내가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런데 그 일이 너무 빨리 오고 말았다... 나율이가 야동 비스꾸무리 한 것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튜브 다른걸 보다가 보는게 아니라 진짜 검색해서 봤다는 걸 알게되었다... 충격... 이제 일학년인데...
다행이 이 나이 때 성에 대한 관심과 청소년기 때와의 관심은 다른 것이라고는 하는데...
많이 그런 쪽으로 관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겼구나... 라는 건 여러 사건을 통해 느꼈었는데 이건 너무 당황스럽다...
하지만 직면 하기로 했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못할 것 같아서...
그래서... 엄마가 너가 그런걸 본 걸 알게 되었다... 나중에 보고 싶으면 같이 보자... 그런데 사람의 몸을 보는 것은 사실 별로 좋은 일은 아니야... 그런데 좀 더 크면 자주 보게 될꺼야... 그럴 때는 몰래 보지 말고... 같이 보자... 했다... 아빠랑 같이 보라고... ㅋㅋ
나율이는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렸다... 그래도 엄마가 화난게 아니라는 걸 알았는지 눈치 안보고 주절 주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엄마는 나율이가 엄마한테는 뭐 안숨겼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했다...
최근 나의 육아 태도를 좀 바꾸고 나서 부터 나에게 드는 고민은... 이런 스타일이 사실은 내 스타일은 아니라는 거다...
사실 고쳐야지... 마음 먹으면서도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성향과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육아에서도 그게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나에게 그다지 맞지 않는 육아 스타일이다... 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에게 맞지도 않은 방법을 그저 남들이 하는데로 따라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나율이의 상태가 그냥 두면 안될 것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르칠 것은 가르쳐야 할 것 같은데... 사실 너무 잔소리 같다... 그리고 나율이도.. 이미 초1이 되다보니... 엄마의 잔소리가 너무 듣기 싫은가 보다... 잔소리 때매 못살겠다고 막 반항을 한다... 이럴 땐 사실 무섭다... 지금은 반항하면 팰 수나 있지... 좀 더 크면 내가 감당을 못할텐데 말이다... 이러다.. 엄마는 잔소리 꾼이고 엄마에게 별로 마음을 열고 싶어 하지 않게 되면 어쩌나... 또 그게 걱정이다... 나는 진짜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말이다... 나중에 나율이가 자기 방에 들어가 문 걸어 잠그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다면.... 나는 너무 슬플 것 같다... 그냥 내 아들이니까... 전적으로 편이 되어 주고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건 안되는건지... 꼭 그렇게 부끄러워 하고 하기 싫다는 것을... 주위의 시선과 나율이의 사회성 때문에 바꿔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회성있는거... 어차피 그것도 타고난 성격이지... 본래부터 그리 사교성, 사회성 없는 아이에게 그것을 가르친다고 될 일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기도하자...
결국 물려받은 성격은 어쩔 수 없는 걸까??? 아니면 나의 육아 태도로 인해 나오는 현상들인가...
나율이는 나랑 똑 닮아서... 다정한 이야기를 못하고, 조금만 억울하면 눈물을 흘리고, 남을 위할줄 모르고, 뭔가를 엄청 사고 싶어하고... 그리고 엄마가 뭐라 하면 너무 반항을 하고, 난 진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내 아들... 엄마에게 다정했으면... 엄마를 위할 줄 아는 사람 되었으면... 좋겠는데...
우리... 가능할까???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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