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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story/Book Riview

Book Review - 우리도 시골 생활은 처음입니다.





내 생각에는 이 책은 엄마 때문에 읽게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미국에서 약 20년을 산 엄마는 이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귀농을 계획하고 계신다.
아빠의 고향으로 돌아가, 돌아가신 할머니가 사시던 집에서 집을 고쳐서 그 곳에서 사시길 원하신다.

많은 걱정이 앞선다... 그렇게 이제는 평생을 쓸만한 돈을 모아놓으신 것도 아니시고...
집을 고치는 일이나, 다시 한국 생활에 정착하는 일이 또 많은 돈을 써야하는 일이기도 하고...
이제 한국에 가시면 지금 미국처럼 돈을 버실 수 있는 일을 찾기도 힘드실텐데...
그런 생각도 들고...

하지만, 내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그렇고, 동생인 선길이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그렇고...
참 아무것도 없이 무계획으로 왔지만, 너무 나도 하나님이 선하게 인도해 주셨던 것을 알기에...
우리 엄마 아빠의 길도 선하게 인도해 주실 줄을 믿는다...


아무튼... 시골생활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엄마와,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어린 시절부터 도시로 유학와서 살았던 아빠가 다시 시골에서 노후를 아름답게 보내시고자 하시는데... 과연 가능할까... 뭔가 정보를 얻어보고자... 이 책을 아마 선택했을 것이다....








내가 진짜 최애하는 배우 “류준열, 김태리” 가 나오는 영화 “Little Forest¨에서도...
직장생활 하다가 사표 던지고 시골로 온 류준열.... 임용고시 준비하다 배고파서 고향집으로 돌아온 김태리...
그들이 자연에서 난 것들을 가지고 예쁘게 음식해먹고, 행복하게 이야기 하며 음식을 나누는 영상은
우리 엄마 아빠도 나중에 시골집에서 저렇게...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아름답게 사셨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 주었는데...

이 책도 그랬다... 이 책은 일본의 한 가정이 주중에는 도시생활, 주말에는 시골 생활을 하는 이야기...
이런 생활을 7년 이상 하면서,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그리고 반쪽 짜리도 안되는 시골 생활이지만,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나 또한 시골 생활과는 영 인연이 없지마는...
언젠가는 그런 삶을 살고 싶기도 하고...
시골 생활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편안하고 나의 고향인 나라를 떠나 이 나라 저 나라를 옮겨 다니며 사는 지금의 삶을 봤을 때... 나 또한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사는 모습에서 나는 어떤 다른 점을 느끼며 배우면서 사는지...
그것을 기록하며 사는 것 또한 참 의미 있는 일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자체가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게 아니고, 그냥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쓴 것뿐...
나 또한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 다른 모습을 끄적이는 것 자체도 충분히 의미있는 생산적인 일이 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인구가 많다는 멕시코 씨티를 떠나 코스타리카 라는 나라의 산호세 라는 도시로 이사를 왔다. 산호세는 코스타리카의 수도이지만... 전철도 없고, 높은 건물도 없는... 길이 모두 그냥 일차선 뿐인... 정말 시골 같은 도시로 이사를 왔다... 내 평생 살았던 도시 중에 가장 시골 스럽다...
시골이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 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시골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눈을 들면 산이 보이고 아름다운 하늘이 보이고, 길에 새, 잠자리, 나비, 이름 모를 꽃들이 나무들이 풀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 이런 곳에서 이런 것들을 누리며, 가꾸며, 또 남이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고 배우고, 그것을 기록하며 사는 것이 너무나도 값진 일일 것이다... 재밌는 일일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멕시코 씨티를 떠나는 그 시점에서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 주었다...
특별할 것 없었다... 애만 키웠다... 외로웠다... 친구가 없었다... 늘 혼자였다...
떠올려 보면 이런 일들 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조금씩 조금씩, 그 곳에서의 삶이 이방인의 삶이 아니라, 점점 내 삶의 터전이었고, 어느샌가 익숙한 곳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이렇게 친구가 많았나... 굿바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았나...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나...
계속 이 곳에 살았다면 몰랐을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교회 사람들이 날 이렇게 특별하게 여겨주었던가... 멕시코 크루 학생들이 이리도 우리 가정을 사랑해 주었었다니...
정말 미처몰랐네...

하는 느낌들을 많이 받았다...









멕시코에서는 흔하기도 하지만, 갈 때마다 너무 재밌고, 소중한 추억을 많이 남기고 오게 되는 생일 잔치...
우리에게 참 특별한 가정의 아들의 생일 잔치였다...
교회 사람이었기 때문에 같은 교회 사람들도 많이 왔는데, 진짜 너무 좋았다...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나율이, 나엘이가 교회 아이들이랑 잘 지내며 놀며, 어느샌가 친구가 되어 지내는 모습이 너무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 가정의 남편은 우남 교수였는데 우리 사역을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교회에 이야기 해주어 우리가 후원을 받게 도와주기도 하고,
멕시코에서의 마지막날에 공항 호텔을 예약해 주어 우리가 편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했다..

너무 감사한 사람들... 사실 헤아려 보면 이런 고마운 사람들이 멕시코에 살면서 참 많았다...
느끼거나, 깨닫지 못하고 살았을 뿐이리라...


암튼... 시골로 가야... 느끼는 삶의 귀함이 아니라... 코스타리카 정도로는 와야 느끼는 고향의 귀함, 사람의 귀함이 아니라...
평소에, 삶의 한 자락 한 자락에서 감사함과 귀함을 느끼며 사는 삶이길...